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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선의 남도문화 기행(135)이윤선/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전남도 문화재전문위원 문화강국의 조건은 "이 지구상의 인류가 진정한 평화와 복락을 누릴 수 있는 사상을 낳아 그것을 먼저 우리나라에 실현하는 것이다" 한류와 K-컬처를 김구의 주문에 기대어 제대로 해석하는 것이 문화로 행복한 문화강국의 문을 열어젖히는 길일 것이다. 문화강국 얘기가 나온 지 얼마나 되었을까? 문화가 기반이 되고 돈이 되는 강한 나라라는 뜻으로 채택한 용어일 텐데, 비전이나 전략이 명료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 지금껏 강국이라는 용어 앞에 붙였던 접두어만 해도 수십 종에 이르지 않겠나. 경제 강국, 글로벌 강국, 녹색 강국, 해양강국 등 균분할 수 없는 크고 작은 접두어를 남발해왔기 때문이다. 아마 김대중 정부시절 지식정보 강국이라는 용어가 사용된 이래, 벤처 강국이니 문화콘텐츠 강국이니 따위의 용어로 확산한 것 아닌가 싶다. 노무현정부 때 문화강국 이야기가 회자되더니, 이명박정부 때 세계 속의 문화강국, 박근혜정부 때 창조경제와 문화융성 기반의 문화강국이란 용어를 사용해온 것 같다. 현재 중국에서 화두 삼고 있는 정치강국, 군사강국, 경제강국 등과 비슷한 취지일까? 문화강국이란 표어는 김구의 자서전 '백범일지'의 부록 '나의 소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문화입국론 혹은 문화강국론이라 한다. 너무도 유명한 그의 언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라는 대목이 그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백범일지'를 오늘날 우리가 접할 수 있는 방식으로 윤문한 이가 춘원 이광수라는 점은 널리 알려져 있다. 방민호는 "김구 자서전 '백범일지'와 이광수 '윤문'의 의미"(춘원연구학보, 2020. 4)에서, 이광수가 가필하거나 심지어 창작한 맥락을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물론 춘원의 뜻이 가필되어 있을지라도, 문화 국력을 강조했던 백범의 포괄적 취지가 퇴색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내가 환기하고 싶은 것은 여기서 예시했던 문화의 힘, 다시 말해 문화강국의 조건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한류와 K-컬처, 문화강국의 위상 한류(韓流/Korean Wave)는 한국의 대중문화가 외국에서 유행하는 현상이라 뜻이다. '한국문화의 물결'이다. 1999년 문화관광부에서 대중음악을 홍보하기 위해 만든 <한류-Song from Korea>가 최초라 한다. 하지만 대중음악보다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전역에 출렁였던 물결은 한국 드라마였다. 나도 1990년대 말기부터 아시아의 오지 답사를 많이 다녔는데, 중국 일본을 넘어 심지어 동남아시아 시골구석에서도 작은 TV에 코를 박고 한류 드라마를 보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드라마와 영화는 물론, K-KOP으로 호명되는 대중음악, 게임, 음식, 관광, 패션, 화장품, 디지털 분야 등에 광범위하게 걸쳐있다. 최근에는 '강남스타일'에서부터 BTS의 빌보드 석권, 영화 오징어게임 등으로 세계 무대의 정점을 찍고 있다. 하지만 수많은 분석이 행해지고 있으나 그 이유를 온전하게 설명하기에는 역부족이다. K-컬처라는 호명의 범주를 넘어서는 현상이나 개념들에 대해 어떻게 논의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문화강국'이 각 장르의 접두어를 '강국' 앞에 붙이는 방식이라면, 'K-컬처'는 K-헤리티지 K반도체전략 등 접미어를 붙이는 방식이다. 특히 주목할 것은 이것의 기반이 되는 전통문화다. 2021년 9월 한 달 동안 문체부가 우리나라 등 세계 24개국 만2천500명을 대상으로 행한 온라인 조사에 의하면, 한국에 대한 관심을 묻는 8개 문항 가운데 가장 응답을 많이 받은 항목이 '한국 전통문화 체험 희망(83.4%)이었다. 그래서다. 전통문화 기반의 문화강국이라는 위상은 무엇일까? 오징어게임과 자살공화국의 함수 K-컬처 물결 중에서 이즈음 가장 뜨거운 종목이 영화 오징어게임이다. 문화란에는 천편일률 오징어게임의 성과를 찬양하거나 그 이익의 분배 이야기가 도배된다. 심지어 국가 문화정책의 중요한 설계에 인용되기도 하고 기저(뿌리)로 삼기도 한다. 관련한 지원이나 교육, 이익분담 시스템의 재구성 논의가 그것이다. 이 방향이 옳은 것일까? 2021년 말 BBC 뉴스에 '오징어게임에 드러난 한국의 현실'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넷플릭스 사상 최고 인기 콘텐츠가 된 오징어게임이 사실은 한국사회의 복잡성에 대한 통찰력을 100여 개 외부 나라에 알렸다는 것이 요지다. 여성 혐오와 빈곤, 이주노동자와 탈북자, 정경유착 비리 및 한중관계 등이 거론되었다. 지금의 정치 지형 또한 이와 다르지 않다. 혐오와 배제, 극단과 척결, 마치 오징어게임의 생존투쟁을 닮았다. 아니, 한국의 현실을 오징어게임이 대변해준 것 아닌가. BTS와 오징어게임의 그늘을 주목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난 20여 년간 OECD 자살률 부동의 1위다. 잠시 상위에서 밀려나는 듯하지만 20대 여성 10대 남성의 자살률은 오히려 가파르다. KOSIS에서 내놓는 통계를 보면 참담할 지경이다. 방송들이 앞다투어 심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수많은 분석이 쏟아져 나오지만 자살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사정이 이러하니 어찌 오징어게임을 한국의 현실이라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여혐과 이대남, 페미와 남혐이라는 혐오방식, 정적을 척결해야 하는 극단주의적 정치, 일등 아니면 모두 죽임당하는 게임방식이, 지난 1세기 아니 수천 세기 이름도 빛도 없는 민중들이 피 흘리고 땀 흘려 만든 이 나라의 결과물이란 말인가? 호혜와 공생, 연대의 대동 세상을 꿈꾸고 가꾸어 온 수많은 생각과 방식들, 내 방식대로 말하면 법고창신의 토대가 되는 전통문화는 어디로 가버렸는가? 영화의 내용이 단지 비극이라는 문학의 장치일 뿐이라고 말하고 싶은데, 통절한 현실비판 앞에 그럴 수가 없다. 하지만 요한호이징하가 말했던 호모루덴스 곧 유희하는 인간의 본질이 극단의 일등주의를 뜻하는 게 아니라는 것만큼은 환기하고 싶다. 그가 종교와 전쟁마저 놀이의 범주에 포괄했던 것은, 게임이라는 경쟁으로 호혜 상생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인간(人間)이란 말 자체가 네트워크의 존재라는 뜻 아닌가. 궈차오(國潮)강국론과 한류 문화강국론 이즈음 새로 생긴 조어로 중국의 궈차오(國潮)가 있다. 한류와는 다르게 자국 중심소비 현상을 가리키는 말이다. 중국인들의 소비 능력이 향상되는 과정에서 내수시장 마케팅에 성공한 사례다. 이 안에는 문화제국주의, 문화강대국이라는 함의가 들어 있다. 한류와 궈차오, 상반된 듯한 두 물결을 주목한다. 군사강국, 경제강국 등 국력이 강하다는 뜻의 문화강대국일까. 아니면 국제사회에서 그 세력을 인정하는 나라라는 뜻의 문화강국일까. 예컨대 군사력이 강한 러시아와 그 반대인 우크라이나 중 어디가 문화강국일까? 자발적인 내수경제 강제와 자국상품에 대한 애호의 경계는 어디쯤일까? 그래서다. 중국의 궈차오는 한류와 문화강국이라는 표어를 콘텐츠 강국이나 수출 위주 문화정책의 기저로만 읽어서는 안 된다는 거울이다. 오징어게임의 성과는 성과대로 민간의 자율에 맡기고 자살률 극복부터 설계하는 것이 진정한 문화강국의 정책이라는 반면교사이지 않을까? 며칠 후 대통령선거가 있다. 극단적 혐오와 배제를 앞세우고 국민을 갈라치는 극단끼리의 공생방식은 이제 그쳐야 한다. "세계 인류가 네오 내오 없이 한 집이 되어 사는 것은 좋은 일이오, 인류의 최고요, 최후인 희망이요, 이상이다(중략). 완전 자주독립의 나라를 세운 뒤에는 이 지구상의 인류가 진정한 평화와 복락을 누릴 수 있는 사상을 낳아 그것을 먼저 우리나라에 실현하는 것이다." 이것이 김구가 말한 '나의 소원'이자 문화강국의 조건이다. 지난 1세기 피와 땀으로 재건한 나라, 한류와 K-컬처를 김구의 주문에 기대어 제대로 해석하는 것이 문화로 행복한 문화강국의 문을 열어젖히는 길일 것이다. ※ 외부인사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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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스타일'로 세계인 잡은 싸이가 표지 모델로 등장한 빌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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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59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지난 17일 날 ‘BTS 데뷔 10주년 페스타’의 하나로서 서울 여의도 한강 공원에 약 40만 명(외국인은 12만 명)의 아미들이 찾아와 특별 공연과 행사가 진행되었다. 그래서 이번 회에서는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BTS와 관련한 이야기와 현재 아미들의 상황을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데뷔 10주년을 맞이한 BTS의 성장 스토리와 팬덤 아미에 대해서 외신들은 다양한 보도들을 쏟아냈다. 미국의 CNN은, 전세계 아미들이 BTS의 데뷔 1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한국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BTS는 글로벌 음악 산업에서 아시아의 대표로 부상했고, 여러 상을 수상하는 등 ‘세계적인 현상(international phenomenon)’이 되었다. 다른 K팝 그룹들도 BTS의 발자취를 따르게 했다라는 분석보도를 내놓았다. 또한, 과거에도 싸이를 비롯한 여러 K팝 스타들이 해외 시장에 도전했고, 특히 ‘강남스타일’의 뮤직비디오가 유튜브에서 처음으로 25억 조회 수를 돌파하기도 했지만, 진정으로 글로벌 주류에 진입하고, 자리를 지킨 것은 BTS였다고 보도하였다. 그리고, BTS는 2013년 6월 13일 데뷔했을 때만 해도 큰 기획사들끼리 치열하게 경쟁하는 K팝 산업에서 힘겹게 싸우는 약자였다. 그러나 수년이 지나는 동안 힙합 비트는 점점 발전했고, 노랫말도 청춘의 반항에서 성찰과 자기애로 바뀌면서 더 많은 음악 장르를 탐구했다라고 설명하였다 CNN은 이른바 한류라고 불리는 한국의 문화 수출은 지난 10년간 폭발적으로 커졌고, 이는 BTS와 같은 주요 K팝 밴드들이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 그것은 K팝, 드라마, 영화, 뷰티, 여행, 한국어 공부 등 한국의 콘텐츠 수출이 2021년 사상 최대인 124억 달러(약 15조 8000억 원)를 기록했다라고 소개하였다. 로이터통신은 서울의 명소라고 하는 서울시청, 남산타워 등 서울의 랜드 마크가 BTS의 상징색인 보라색으로 물 들었고 프랑스, 멕시코 등에서 온 수많은 아미들이 이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BTS 데뷔 10주년 행사는 6월 17일 리더 RM이 여의도 한강 공원에서 직접 팬들을 만나는 등, 한강의 불꽃놀이로 이어지며 절정에 달할 것이라고 소개하였다. AP통신은 2018년부터 아미로 활동하고 있다는 한 프랑스 팬을 소개하면서 "남산타워의 보라색을 보니 너무 놀랍고 설렌다"라고 전했다. 보라색은 BTS를 상징하는 색이다. BTS와 보라색의 인연은 데뷔 4년 차인 2016년도 팬클럽 3기 팬미팅 당시에 팬들이 응원봉을 보라색 봉투로 감싸 보랏빛 아미밤 이벤트를 진행하였는데, 이를 본 멤버 뷔가 "~ 무지개 색깔 중 보라색이 마지막 색깔인데, 보라색은 상대방을 믿고 서로 오랫동안 사랑하자는 의미이니 그 뜻처럼 오랫동안 함께 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하였는데, 이때를 시작으로 보라색은 BTS를 상징하는 색깔이 되었다. 그들의 인기는 2020년 발표한 메가 히트곡 '다이너마이트'를 계기로 전 세계로 확장되었다. BTS의 전 세계 순회 콘서트는 계속 매진되었고, '아미'라는 글로벌 팬들의 지지에 힘입어 유엔 총회 연설까지 한 사실을 설명하였다. 미국 빌보드 홈페이지는 "BTS의 지난 10년간 업적을 기리기 위해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를 직접 선정해 달라"고 하면서 BTS가 불렀던 60여 개의 곡을 대상으로 온라인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우정사업본부가 BTS 10주년을 기념하는 우표를 발행했다고 전했다. 우정사업본부가 발행하는 기념우표는 BTS의 앨범 이미지 중 10개의 이미지를 엄선하여 제작했다고 한다. 그것은 ‘2 COOL 4 SKOOL’, ‘Skool Luv Affair’, ‘화양연화 pt, 1’, ‘WINGS’, ‘YOU NEVER WALK ALONE’, ‘LOVE YOURSELF 轉 ’Tear’‘, MAP OF THE SOUL : 7’, Dynamite’, ‘Butter’, ‘Proof’ 로서 총 10종으로 구성되었다. 이러한 ‘BTS, 노래로 전하는 우리의 순간’이라는 콘셉트의 기념우표는 BTS의 성공을 스토리텔링한 것으로서, 비대칭 다각형으로 시선을 끄는 우표 전지의 모양은 옥석이 ‘땀과 눈물’로 다듬어져 눈부신 보석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표현한 것이라고 소개한다. 또한, 연합뉴스 보도에 의하면, 글로벌 숏폼 동영상 플랫폼 틱톡은 BTS의 데뷔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2023 BTS FESTA'와 협업해 해시태그 챌린지 등 다채로운 이벤트를 한다고 지난 6월 2일 밝혔다. BTS는 현재 5천980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국내 최대 계정이자 틱톡 플랫폼 전체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뮤지션이기도 하다. 틱톡은 '2023 BTS FESTA'를 위해 방탄소년단의 10주년을 축하하는 의미의 해시태그 챌린지를 진행하고, 특별한 필터 효과를 공개하며 자세한 내용은 '#10yrsWithBTS' 해시태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틱톡은 #NewMusic 허브에서 방탄소년단의 새로운 디지털 싱글 '테이크 투(Take Two)‘ 프로모션을 지원하며, 방탄소년단의 지난 10년을 뒤돌아보는 독점 영상과 특별한 메시지도 올릴 예정이다. 미국에서 한국을 방문한 아미 리사 트린은 "BTS가 가본 곳에 있고 싶고, BTS가 숨 쉬는 것과 같은 공기를 마시기 위해 왔다"라고 말하였다. ※ 외부인사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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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54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한국 가수 최초의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1위, 전 세계스타디움 공연 매진, 빌보드 뮤직 어워드 본상 수상, 유엔총회 연설, "타임”지(誌) 표지, 문화훈장 수상, 그래미 노미네이션 등 지금까지 BTS가 이룩한 일들에는 모두 '한국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다시 말해 우리는 BTS의 모든 행보에서 한국 대중음악계의 역사를 실시간으로 목격하고 있다. 최근에는 BTS 멤버 지민이 한국 솔로 가수 중에는 처음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서 1위를 차지했다. 지민은 2023년 3월 24일 발매한 첫 솔로 앨범 페이스(FACE) 타이틀곡 ‘라이크 크레이지(Like Crazy)’로 지난 4월 3일(현지시간)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우리나라 솔로 가수 중에 지금까지 가장 높은 순위는 2012년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기록한 2위이다. 그 당시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7주 동안 계속 2위를 유지하는 기록을 남겼다. 그런데 지민은 BTS 멤버의 일환으로 그동안 빌보드 핫100에 1위로 6번 올랐다. BTS는 최근 10년간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 1위로 가장 많은 곡이 올라간 그룹인데, BTS의 아티스트로써 지민은 그룹과 솔로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는 기록을 세우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와 같이 BTS가 경이로운 기록을 세울 수 있게 만든 원동력은 과연 무엇일까. 전세계 언론이 한결같이 지목하는 것은, 바로 그들의 팬덤인 아미(A.R.M.Y. Adorable Representative MC for Youth)이다. 앞에서 여러 번 언급했듯이 이들은 BTS의 음악과 콘텐츠를 소비할 뿐만 아니라 BTS가 음악에 부여한 메시지를 체화(體化)하고 적극적으로 전파한다. 이러한 아미의 강력한 결속력은 BTS에 대한 신뢰와 신념의 바탕에서 열렬한 감성을 공유하면서 나타나는 결과라고 볼 수 있다.(이지행 박사 글 참조) 2018년 5월. 결코 한 문장으로 보기엔 어울리지 않는 단어들로 구성된 이질적인 해시태그가 트위터에 떴다. #StreamFakeLoveToEndTrump'sAmerica인데, 번역하면 '트럼프의 미국을 끝장내기 원한다면 (BTS의) 'Fake Love'를 스트리밍 하라'이다. 사람들은 이 뜻밖의 해시태그에 어리둥절해 했으나, 마침내 그 의미를 알게 되면서 무릎을 쳤다. 그 당시는 BTS의 새 앨범 "LOVE YOURSELF 전(轉) 'Tear'”가 발매된 시기인데, 그 때의 빌보드 앨범 차트는 이미 몇 주 전부터 미국의 백인 래퍼인 포스트 말론(Post Malone)이 지배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포스트 말론의 음악 내용은 마약, 무기력한 멜랑콜리, 패배주의와 냉소주의가 주를 이루고 있었는데, 이러한 부정적 내용은 트럼프가 지배하며 나타나는 미국의 부정적 징후들과 함께 하면서 비판하는 여론들이 형성된다. 이런 것들이 계기가 되어 반 트럼프 주의자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또한 흑인의 영혼이 담긴 랩 장르를 영혼 없이 전유(專有)하는 백인 래퍼 포스트 말론에 반감을 가진 흑인 아미들이 이 해시태그를 주도하며 이끌게 된다. 그들은 새 앨범을 낸 BTS가 빌보드 차트에서 포스트 말론을 밀어낼 적임자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 후에 그들은 BTS의 신곡을 선도적(先導的)으로 스트리밍하기 시작했다. 여기에서 Fake Love은 BTS의 세 번째 정규 음반인 "LOVE YOURSELF 전(轉) 'Tear'”의 타이틀 곡이다. 뮤직 비디오가 나온 후 10일 만에 유튜브 1억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고 한다. 2019년 11월 경에는 이탈리아 래퍼인 세이엘(Seiell)의 노래 "Scenne nenne”가 Fake Love를 표절했다는 논란이 퍼져 나갔다. 이에 아미도 해명을 요구하면서 현재 유튜브에서 비공개 처리되었고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에서도 들을 수 없는 상태이다. 위의 사례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국내외의 굵직한 정치적 이슈에 캐스팅 보트로 자리한 BTS와 팬덤 아미의 현재를 보여 준다. 이 두 사건은 그들이 맹렬한 정치적 이해가 부닥치는 자리에서 일종의 상징으로 작용할 만큼 중요한 존재라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그동안 팬덤 아미는 국내 정치인, 일본 극우세력, 유대인 인권단체 등 결코 녹록치 않은 집단들을 상대로 자신의 스타를 지켜내기 위해 숱하게 부닥치고 싸워 왔다. 팬덤이 정치적 영역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니지만, 여러 가지 상황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이례적인 사건인 것만은 틀림없다. 팝 음악의 변방으로 여겨졌던 한국의 BTS는 국내 외 굵직한 정치적 이슈의 한가운데서 상징적으로 사용되고 소비되고 있다. 정치, 경제, 사회가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작금의 전반적인 문화적 지형에서 BTS는 이와 같이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BTS가 빌보드 앨범 차트에서 1위를 한 것에 축전을 보낸 한국의 대통령이 '꿈을 이룬 아미에게도 축하를 전합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이 현상의 중심에 올라선 BTS와 팬덤 아미의 관계는 달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 할 정도의 밀접한 관계가 지속되면서 문화적 사회 현상을 창조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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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훈 석좌교수, '한국음악의 새길 찾다'8월의 한가운데, 창밖의 일기 변화에 눈을 두지 않고 연구실에서 뭔가를 열심히 생각하는 분. 국악인. 작곡가, 지휘자, 국악학자, 대학총장, 교육문화정책가, 다시 국악학자로 돌아와 연구실을 지키는 박범훈 석좌교수. 최근 동국대 서울캠퍼스에 ‘한국음악학과’ 개강 준비와 전임교수, 석좌교수 내정 등으로 분망(奔忙)한 틈에 KBS기자 시절부터 친분을 가진 이동식 대기자가 찾았다. 80분 간의 인터뷰에서 그의 화두가 종립대학(宗立大學)으로써의 불교음악 진흥이 곧 우리 음악 새길 찾기임을 확인했다. 이제 그의 공안(公案)을 함께 하기로 한다. Q. 이동식 대기자- 이 염천에 피서 안가시고 무얼 하십니까? A. 박범훈 석좌교수- 반갑습니다. 이번 가을 학기에 학생들을 모집하는 예술대학 한국음악과의 개설에 차질이 없도록 제반 사항을 점검하고 있습니다. 학과 개설은 일이 많지요. 우리 학과는 다 수시모집으로 신입생 모집이 이뤄지는데 그게 딱 한 달 남았거든요. 새 학과의 비전과 설립목적에 맞는 교과목의 교육내용과 방법, 교수확보, 또 전형방법의 확정과 구체적 평가기준의 숙지 등등 하나하나가 다 확인하고 점검해야할 일이니까요. Q. 이- 동국대학교는 원래 경주캠퍼스에 한국음악과가 있었는데 서울 한복판에 새로 학과가 만들어진다는 소식은 의외입니다만. A. 조금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예술관련 학과는 관계되는 예술인들이 모여있는 곳에서 운영되지 않으면 교수진 확보나 학생들 수업 등에 문제가 많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 대학이 불교 조계종이 설립한 종립대학인데 그동안 지역(경주캠퍼스)에 있으면서 불교음악의 진흥이라는 차원에서는 미흡함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대학당국이 기왕이면 불교음악의 바탕을 더욱 심도있게 연구하고 가르쳐 한국음악의 새 길을 열기 위해서는 뛰어난 예술인들이 선생님으로 좀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으로 서울 한복판에 한국음악과를 신설하자고 해서 성사된 것입니다. 잘 아시겠지만 수도권에는 대학의 정원이 늘어날 수 없습니다. 그러기에 우리 대학으로서는 종립대학으로서 그동안 조금 미진했던 불교음악의 연구와 연마를 배양해서 이 시대 세계가 환영하는 한류, 우리나라가 요구하는 한국음악의 인재들을 키워내야 할 시점이라는 고심을 한 끝에 기존의 정원을 돌려서 서울에 한국음악과를 만들기로 한 것이지요. Q. 방금 불교음악을 통해 우리 음악을 키운다고 하셨는데, 우리가 아는 불교음악은 이를테면 찬불가라던가 범패, 염불, 또는 김영임이 불러 유명해진 회심곡 등등 특정 종교적인 색채를 띠고 있는데 이것은 전통음악의 주류로 보기는 어려운 것이 아닌가요? A. 한국음악의 바탕은 곧 불교 음악입니다. 삼국시대에 들어와서 우리민족과 1500년 이상 같이 살아온 불교이기에 거기에서 만들어지고 남아있는 가락과 사설과 장단 등 전통음악의 요소인 가, 무, 악 3요소가 모두가 어느 새 우리 속으로 파고 들어와 있고 그것이 현대에서도 알게 모르게 발현되고 있는데, 우리들이 그것을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지요. 우리가 음악이란 개념을 접한 것도 불교경전을 통해서였고, 염불이나 범패뿐 아니라 국악에서 연주하는 영산회상, 회심곡, 비나리, 탑돌이, 산염불 등 민요가 다 불교음악입니다. 그러니 실제로 이미 우리음악으로 깊이 들어와 있는 것이지요. 그런 것을 정확히 알고 그것에서 취하고 버릴 것을 연구하고 그것을 이 시대 우리들의 예술적인 재능으로 다시 피워내는 일이 중요한데, 그것을 하자는 것입니다. 사실 모집인원이 15명이라 충분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기왕이면 우수한 교수진들과의 직접 교육을 통해 최고의 인재를 배출하겠다는 목표입니다. Q. 그럼 교수진들은 다 확정이 되었나요? A. 나름 이 시대를 대표하는 음악인들이 다 망라되었다고 자랑할 수 있습니다. 잘 아시는 김덕수 안숙선을 비롯해 김영재, 김성녀, 박애리, 이춘희, 김해숙 등등 성악, 기악, 무용, 작곡 부문에서 최고의 전문가들이 모였습니다. 다음 오는 9월에 학생들을 모집해서 내년 3월에 학과의 문을 열게 됩니다. Q. 우리나라 유수의 대학에 국악과 혹은 한국음악과가 있어 국악계의 인력수요가 포화상태가 아니냐는 걱정도 있을 것 같은데요.. A. 최근 우리나라가 반도체나 원자력 분야를 키워나가려고 보니까 절대 인력의 배출구조가 없어서 인력을 감당하지 못하는 사태가 일어나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 음악의 현주소는 한류라는 현상으로 기대에 차 있는데, 이런 추세에 맞추려면 새로운 인력, 인재들이 더 많이 나와야지요. 그 인재들은, 과거의 것을 연주하는, 말하자면 답습의 차원을 넘어서서 새로운 음악을 창작해 내야하는 것이고요. 잘 보시면 우리 전통음악은 언제나 창작음악이었습니다. 그것이 후대에 전해지고 있는 것이지요. 이 시대 우리들은 우리나라를 넘어서 세계인들에게 호소력이 있는 음악들을 이미 만들어서 전하고 있는데, 이렇게 하려면 우리 전통의 힘을 찾아내어 이를 다시 재창조하는 것이 절대적입니다. 최근 사이의 곡 '강남스타일'이 휘몰이장단을 바탕으로 했기에 세계인들에게 먹혀들었다는 분석이 나온 것이 그 한 사례라 하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연주는 물론이지만 각 분야에서 새 음악을 만드는 역량을 극대화하는 작곡 교육이 절대 필요합니다. 우리 학교는 교수진들이 학생들에게 1 대 1 맞춤형 수업을 제공하도록 합니다. 거기에 국립극장이 가까이 있으니 늘 현장에서 보고 듣고 배움으로서 이 시대 음악으로 다시 태어나게 하는 역량을 키우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Q. 일각에서는 현재의 우리 아이돌의 인기나 한류가 보편적인 인정을 받지 못해서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걱정을 하기도 하던데요 A. 우리가 지나치고 있는 것으로, 서양음악도 그 모체는 종교음악이라는 것입니다. 기독교(천주교)가 서양의 음악문화를 탄생시켰기에 서양음악의 모체는 기독교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동양의 음악은 불교가 그 모체이지요. 서양음악은 그런 바탕에서 민족적인, 지역적인 음악을 흡수했지요. 헝가리, 핀란드, 러시아, 스페인 등의 민족음악들이 19세기 중반 이후에 서양음악의 본류로 올라가서 현재 세계를 풍미하고 있습니다. 아시아의 음악은 불교가 그 바탕에 있는 것이고, 이제는 아시아의 민족음악들이 세계음악으로 올라갈 때가 아닌가 합니다. 이런 요소들이 이제 현대음악, 세계의 음악으로 끌어올려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Q. 그런데 어디까지가 우리 음악이냐 하는 문제가 늘 우리를 고민하게 합니다만···. A. 아, 그거요, 음악이건 문화건, 새로운 것은 본질적으로 비빔밥입니다. 우리 비빔밥을 생각하면 됩니다. 거기에 고명으로 나물을 갖가지 넣고 참기름도 넣고서 마지막에 고추장을 넣어 비비는데, 그게 핵심이지요. 그 고추장을 얼마나 넣느냐의 정도 차이가 있겠지만, 일단 우리 음악의 고추장이 들어가면 그게 곧 우리 음악이지요. 그럼 그 고추장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냐 하고 또 물을 수 있는데, 그것은 요소별로, 즉 장단이나 곡의 형식, 음계문제, 소리를 내는 방법, 몸짓에 따라 여러 가지 요소들이 있는데 그것을 어떻게 배합하느냐의 문제이고, 그것을 잘 하면 그게 최고의 우리 음악이 되는 게 아니겠습니까? 그 요소들을 우리가 알아내고 공유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Q. 너무 학과이야기를 많이 한 것 같습니다. 교수님 아시다시피 코로나로 우리 국악계, 전통음악계가 공연 취소, 관객 감소 등으로 엄청난 고통을 받았는데 최근에는 조금씩 회복되긴 하지만, 이거 어떻게 봐야 합니까? 해결 방법이 있나요? A. 하하. 음악이나 민속을 통해서 보는 우리 민족은 참으로 지혜로운 민족입니다. 우리에게 해를 끼치거나 귀찮게 하는 대상을 우리는 별신, 잡신으로 규정하고 이를 굿으로 보내는 지혜가 있지 않습니까? 코로나가 우리를 힘들게 하지만 이것 때문에 우리의 마음까지 힘들어서야 되겠습니까? 가장 슬플 때에 노래로 이겨내듯이 우리는 이 위기를 별신굿을 해서 추방해야 하죠. 그것은 해학이자 우리들의 긍정적인 마음입니다. Q. 우리들이 안고 있는 고민은 서양악기가 워낙 표현력이 강해서 우리 악기가 따라가기 힘든 측면이 있다는 데, 이 문제는 어떻게 보시는지요? A. 서양악기와 우리 악기를 구분하는 것 자체가 우리 음악의 한계를 미리 규정짓는 일이 아닐까요? 전에 남북한 음악회를 평양에서 한 적이 있는데 거기서는 첼로 연주자가 한복을 입고 나오기도 하고, 서양악기와 전통악기가 공존하고 있더라구요. 오자와 세이지라고 하는 지휘자, 세계적인 서양음악의 지휘자이지요. 그 양반이 중국에 왔다가 얼후(二胡)의 매력에 푹 빠져 중국 연주자를 보스턴에 초청해 보스턴 오케스트러와 협연을 열어준 일이 있고, 그 이후 얼후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게 되었는데, 이제는 악기나 양식의 구분을 넘어서서 원하는 음악세계를 열어가는 지혜가 있어야하지요. 이미 외국에서는 그런 쪽으로 많이 음악세계가 넓어지고 있고요. 그것은 악기나 형식에 우리가 얽매이지 않고 그것들을 우리의 음악에 '복종'시키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봅니다. 사실 이 말은 북한식 어법이기는 하지만···. 우리 동양 3국만 해도 각각의 민족적인 특징이 다르게 나타나는데 이것들을 필요하면 끌어 쓰고 넘치면 버리고 해서 보다 보편적인 음악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Q. 그래도 우리들은 아직 일본에 대해서는 민족적인 감정이 있고, 요즈음에는 일본 엔카(演歌)의 원류가 한국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데요. A. 역사적으로 보면 삼국시대 우리 음악이 일본으로 건너간 것은 사실인 것 같고. 그렇게 그들의 음악으로 되었는데 우리도 중국 음악이나 서양음악을 받아들이면서 또 우리 식의 음악으로 발전하고 있지 않아요? 일본 엔카의 원류에 대해서는 창시자로 일컬어지는 고가 마사오(古賀政男)가 인천에서 살았다는 전력이 있고 최근에는 한국인이라는 설까지 나오기는 하지만, 엔카의 기본 음계는 우리나라에서는 없는 것이기에 우리 것을 베꼈다고 하기는 어렵다는 소리도 있지요. 그것은 연구가들이 밝힐 일이지만 누가 원조니 어디가 어디를 베꼈니 하는 민족적인 감정에 함몰되기 보다는 그런 저런 요소들을 우리가 다 어떻게 우리 것으로 수용하느냐 하는 것을 생각하는 것이 현명할 것 같습니다. 예전에 한중일 세 나라 음악인들이 함께 하는 작업이 있었는데, 악보로 보면 음악의 표현이 살지 못하는데 함께 손잡고 연습하고 부르고 하면 다들 마음이 통하고 음악이 멋지게 나오더라고요. 각 나라의 장점을 흡수하고 이를 현대에 다시 살리는 작업, 그게 우리에게 부여된 과제이지요. Q. 이런 저런 궁금한 점을 묻다 보니 시간이 다 된 것 같습니다. 이번 한국음악과를 창설하는데 주도적인 일을 하고 계시는데, 더 많은 창작이나 후진 양성으로 우리 음악이 당당히 세계에 퍼지도록 해주시길 바랍니다. A. 네 급한 김에 저도 두서없는 말을 했습니다만, 우리 음악은 언제나 늘 시작입니다. 분명한 것은 과거에 매달리지 말고 새 음악으로 국악만이 아니라 넓은 한국음악을 만들어내는 일이지요. 요즈음 대학의 학과가 거의 다 한국음악과라는 이름을 택하는 데에 그 답이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한국음악을 찾고 만들어가야 하고, 우리 동국대의 한국음악과 창설이 당대 최고의 지도자들에 의해 그런 희망과 기대를 충족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이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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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33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지난 회까지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대하여 ‘싸이의 현상’ 및 음악적 분석을 통하여 한류 중 K-POP에 대한 조건을 알아보았다. 그렇다면, '강남스타일' 이외에 다른 K-POP은 어떨까? 소녀시대의 'I Got A Boy'를 간단히 살펴보기로 한다. 걸 그룹의 대표 격인 소녀시대가 2013년 11월 3일 날 뉴욕에서 개최된 "제1회 세계 뮤직 비디오 상”을 수상하였다. 유튜브 조회 수는 8000만뷰 정도 밖에 안 되는데 미국 최고의 여가수 레이디 가가를 제치고 아시아 가수로는 최초로 수상한 것이다. 'I Got A Boy'로 말이다. 특히 레이디 가가는 미국 최고의 가수이다. 레이디 가가는 그 당시 세계 최고의 경제전문 잡지인 포브스에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유명인사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런데 이러한 레이디 가가를 제치고 한국의 걸그룹인 소녀시대가 수상했다는 것 또한 기적같은 일이었던 것이다. CNN의 웹사이트에서는 소녀시대에 대해 "레이디 가가를 제치고 수상한 소녀시대의 인기는 한국에서는 국민적인 현상”이라고 소개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아시아 가수로는 유일한 수상자이기 때문에 더더욱 많은 해외 언론의 관심을 끌었는데, CNN뿐만 아니라 뉴욕 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USA투데이 등 미국매체 뿐만 아니라, 영국 로이터, BBC, 프랑스 르파리지앵 등 주요 외신들이 소녀시대의 수상 소식을 다뤘다. 특히 USA투데이는 미국 젊은 가수들과 관련해서 관심을 보였는데, "레이디 가가를 제치고 소녀시대가 상을 받았다는 것은 분명히 미국 젊은 가수들에게는 충격적이다”라고 평가했다. 'I Got A Boy'는 악보를 분석해 보니 ‘동살풀이장단’으로 작곡되어졌다. 거기다가 휘모리장단이 추가되어 있다. 동살풀이장단의 부분은 재미있게, 휘모리장단의 부분은 신나게 구성되어져 있다. 가사도 영어가사는 "I Got A Boy”를 후렴에서 몇 번 반복하는 것 외에는 모두 한글 가사이다. 한류의 K-POP이 지속적으로 보편성을 갖추려면 가사가 영어여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데, 이러한 주장은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동살풀이장단은 "떵 떵 떵떵-, 떠더덩 떠더덩 떵떵-”과 같이 4/4박자 두 개가 모여 한 장단을 이룬다. 이 한 장단에 얹혀진 'I Got A Boy'의 가사는 "어 머 얘를봐라 얘, 무슨일이 있었길래 머릴잘랐 대”이다. 이와 같은 한글 가사에 대화하듯이 곡을 붙여 부르다보니 자연스럽게 동살풀이 장단으로 작곡되어진 것이다. 영어의 가사였다면 음악어법상 ‘아버지 가방에 들어가신다’로 절대로 동살풀이장단으로 작곡되어질 수가 없는 것이다. 이 당시 2013년에는 ‘엑소(EXO)’의 '으르렁(Growl)'도 빌보드 차트 10위권에 오르는 등 많은 아이돌 그룹들의 활동이 이어지고 있었다. 며칠 전 2022년 5월 19일(현지시각)에는 미국의 스탠퍼드 대학의 ‘한국학 콘퍼런스’가 열리는 장소에 ‘엑소’의 리더인 수호가 등장하자 200여명의 팬들이 환호를 질렀다고 한다. 스탠퍼드 대학생들과 미국 텍사스 주변의 팬들이 소문을 듣고 모인 것이다. 지난 20년 동안 한국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을 중심으로 주로 북핵 관련 토론을 진행하는 콘퍼런스장이 갑자기 팬 미팅장으로 변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이 날은 ‘한국학 콘퍼런스’ 개설 20주년을 맞는 특별 행사로서 K-POP에 대하여 토론하고 논의하는 프로그램으로 진행하였다. (조선일보 김성민 기자 기사 참조) 신기욱 스탠퍼드 대학 교수는 "미국 대중이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은 북핵과 K-POP 등 딱 두 가지 뿐”이라며 "K-컬처 현상을 본격적으로 토론하고 이를 한국학에 접목하기 위해 K-POP의 성공 요인에 대해 본격적으로 토론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수호는 이 자리에서 "한류엔 국경이 없다”며 "무대에서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 점차 모든 곳에서 한류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K-POP 팬덤이 생긴 가장 큰 이유로 커뮤니케이션을 꼽았다. "팬들이 칼군무, 외모 등을 좋아해 주시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팬들과 아티스트의 커뮤니케이션”이라며 "팬과 아티스트가 나뉘어진 것이 아니라 지속 교류하며 하나의 팀이 되는 것”이라고 말하였다. 그는 "K-POP은 예전 것을 취하면서 계속 변하는 것”이라며 "한국의 전통악기나 소리를 K-POP에 접목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이다. K-POP에는 한계가 없다”고 말했다. K-POP 그룹 ‘엑소’의 리더인 수호는, 한류의 조건 중 중요한 요소가 ‘법고창신(法古創新)’, 다시말해 옛것을 익히고 그것을 통하여 새것을 알거나 창조하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이다 라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혹자들은 한류 즉 세계화는 서양문화에 가깝게 쫒아가는 것으로 착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소위 세계화의 진정한 의미는 서양을 닮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독창성을 살려나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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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32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지난 회에서도 언급하였지만, ‘싸이 현상’이라는 말은 유엔 미래 포럼(the Millennium Project)에서 ‘싸이 현상’(Psy Phenomenon)이라고 명명된 것이다. 유엔에서 싸이를 인정한 셈이다. ‘싸이현상’을 보도한 자료들과 악보를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보기로 한다(「한류콘텐츠를 위한 정책방향 연구」 박상진 논문 참조). 첫 번째로는, SNS 유튜브 등 글로벌 네트워크에 의한 영향을 톡톡히 보고 있다. 또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세계에 새로운 문화 기류를 형성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굳이 말하자면, 서양중심의 문화에서 아시아중심의 문화로 세계문화의 흐름이 바뀌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 사람들의 특징인 창의성과 끼가 K-Pop, K-드라마, K-무비 등의 한류로 표현되고 있는데 그 한류 문화가 세계인들의 가슴을 흔들고 있다. 바로 K-Pop인 <강남스타일>의 ‘독창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볼 수 있다. 한류의 조건은, 이러한 다양한 한국문화의 독창성을 여러 장르에 어떻게 활용하고 융합하느냐에 달려있다. 세계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성의 문화를 창조하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될 때 한국이 세계 문화의 중심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왜냐하면 우리 한국 국민의 국민성은 문화적으로 뛰어나고 세계인들의 문화를 포용할 수 있는 문화적 그릇(절제의 미, 자유의 미, 남을 배려하는 마음, 창의성 등)이 엄청 크기 때문이다. 또 이러한 현상들이 우리나라 경제 ‧ 문화산업에 시너지 효과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 브랜드는 물론이고 국가 브랜드의 이미지가 높아진다. 한 장르에 의해서 국가 브랜드의 가치가 높아지면 자동차 몇 천대를 수출한 효과가 나온다고 한다. 당연히 외국인들이 물건을 구입할 때 한국제품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게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을 바로 ‘문화의 힘’이라고 한다. 당연히 한류의 경제적 파급효과로 이어진다. 두 번째로는, ‘아이돌은 곧 K-팝’이다라는 공식을 시골 아저씨 같은 싸이가 깼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싸이의 창의적인 기발함이다. 기발하고 웃기는 건 유튜브에서 파급력이 크다. 또 하나는 200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유저 베이스 문화’의 영향이라고 볼 수 있다. ‘유저 베이스 문화’라는 것은 유튜브를 보기만 하던 유저들이 영상을 재편집하고 가공하고 다시 확대 재생산해서 파급력을 가속화 시킨다. 그 여파로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세계인들이 페러디하는 열풍이 일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도 홍대스타일, 대구스타일이 페러디 되었다. 그러니까 따라하는 것만으로는 양이 안 차니까 자신들만의 스토리텔링을 하게 되는 것이다. 바로 <강남스타일>의 ‘보편성’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세계 공공기관의 캠페인 모티브라든가, 또는 기업이나 정치 집단의 홍보 모티브로도 활용되었다. 이렇게 세계 글로벌 곳곳에서 남녀노소, 지식인, 대중, 그리고 고고한 학자들, 심지어 NASA의 최고 경영진과 우주 공학자들까지도 따라서 춤을 추지 않았는가. 싸이 현상은 SNS 유튜브 등 글로벌 네트워크에 의한 영향을 톡톡히 보고 있기도 하지만, 이렇게 세계에 알려진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세계에 새로운 문화 기류를 형성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모든 문화들이 서구에서 동양으로 밀려들어 왔다. 서양 중심 문화가 아시아를 지배했다. 선진화된 문화의 기준은 서양문화를 얼마만큼 많이 받아들이고 또 흉내를 잘 내느냐에 달려 있었다. 그러나 싸이 현상은 이러한 것을 일거에 뒤집어 놓았다. 아시아 문화가 전 세계로 퍼져가는 문화현상을 초래하게 한 것이다. 싸이의 말춤과 기발하고 익살스러운 캐릭터를 서구인들이 즐겨할 수 있었고, 친근한 춤으로 느껴지게 했다. 이러한 현상들은 글로벌화 시대에 문화가 급속하게 하나로 융합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독창성 있는 문화가 세계의 다양한 문화와 융합되고 협업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아주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세계문화의 기류가 서양중심의 문화에서 동양중심의 문화로 이동한다는 것은 인류문화사적인 거대 담론으로서 ‘싸이현상’만이 그렇다는 것은 물론 아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다음과 같이 몇 가지 의견을 정리하고자 한다. 1) 서양음악은 웅장하고 규모는 커 보인다. 국악은 빈약해 보인다. 그러나 국악은 영양가가 풍부하다. 국악은 한류음악을 채우는 중요한 요소인 것이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2) <강남스타일>과 같이, 다양한 한국문화의 독창성을 여러 장르에 어떻게 활용하고 융합하느냐에 따라서 세계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성의 문화를 창조하게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 한국 국민의 국민성은 문화적으로 뛰어나고 세계인들의 문화를 포용할 수 있는 문화적 그릇(절제의 미, 자유의 미, 남을 배려하는 마음, 창의성 등)이 엄청 크기 때문이다. 3) 한류(음악)의 특징은 보편성(서양음악적)과 독창성(국악, 즉 전통문화)이다. 한국인의 장점인 창의성과 끼를 발휘해서, 세계인들이 공감하고 우리의 독창적 예술성이 가미된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한편, 그 잠재적 기량이 발현되도록 예술문화의 창조적 환경을 어떻게 구축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평소 ‘행정’이라는 것은 ‘길’을 만드는 행위라고 주장해 왔다. 정부의 예술문화 행정이 예술가들의 창조적 상상력을 막는 행위가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특히, 한류 메카의 기관장을 뽑는 공채 과정에서 전문가의 면접에 의해 선발된 적격자를 공무원이 부적격자로 바꿔서 비전문가를 채용하는 불공정하고 월권적 사례가 발생해서는 안된다. 이런 행위가 반복된다면 지속 가능한 한류의 환경을 정부가 스스로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예술문화 행정이 더욱 공정해야 하는 이유이다. ※ 위 내용은 외부 필진의 칼럼으로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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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31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그 동안 지난 2회에 걸쳐서 싸이의 '강남스타일'의 악보를 제시하였다. 악보에 표기된 사항을 간단히 정리해 보겠다. 지난 회에서 설명한대로 '강남스타일'은 20줄의 악보에 도돌이표, 1번 괄호, 2번 괄호, 달세뇨, 코다 등으로 작곡되어졌는데 총 168마디를 연주한다. 분석한 악보를 자세히 살펴보면 기본장단, 변형장단, 부정8박 장단, 기본 장단보다 두 배 빠른 장단 등으로 구성되어졌다. 부정8박장단은 경기도당굿 장단에 해당한다. 이러한 여러 가지 장단들이 어색하게 들리지 않고 아주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이 작곡되어져 연주한다. '강남스타일'의 악보를 옆에 놓고 함께 간단히 비교 분석해 보기로 하자. (1) 1번과 2번의 첫째 줄과 둘째 줄은 ‘휘모리장단’의 기본 장단(덩따따 쿵쿵따따, 덩따따 쿵따쿵)을 중심으로 연주한다. (2) 3번부터 6번까지의 셋째 줄부터 여섯째 줄까지는 ‘휘모리장단’의 변형장단으로 연주한다.(랩부분과 함께 어우러지도록 연주한다. - 부정8박8장단으로 연주한다.) (3) 7번부터 9번까지의 일곱째 줄부터 아홉째 줄까지는 1번의 첫째 줄에서 연주했던 ‘휘모리 장단’의 기본 장단보다 2배 정도 빠른 템포로 연주한다. (4) 10번과 11번의 열째 줄과 열한째 줄은 2번의 둘째 줄에서 연주했던 휘모리 변형장단인 부정8박 8장단으로 연주한다. (5) 12번과 13번의 열두번째 줄과 열세째 줄의 앞부분 두 마디는 휘모리 두 장단, 그리고 뒷부분 두 마디는 변형장단인 부정8박장단으로 연주한다. (6) 13번부터 16번의 열세번째 줄부터 열여섯번째 줄까지는 ‘휘모리 장단’의 기본장단으로써 랩의 리듬에 맞춰 연주한다. (7) 17번부터 19번까지의 열일곱번째 줄부터 열아홉번째 줄까지는 가사의 강약에 맞춰서 연주한다. '강남스타일'은 곡이 시작할 때 ‘휘모리장단’의 기본장단으로 시작해서 다양한 변형장단으로써 작곡되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12년과 2013년은 세계적으로 싸이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미국 최고의 팝스타인 브리트니 스피어스라든가, 케이티 페리가 말춤을 배우겠다고 했다. 그리고 'CNN', '월스트리트 저널' 등 해외 언론들이 싸이와 관련한 기사를 연일 보도했다. 아마 모두들 그러다 말겠지 했을 것이다. 그런데 미국의 쇼 프로그램인 '엘렌쇼'는 싸이가 출연하면서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또 '투데이쇼'에서 라이브 공연도 했고, 이러는 사이에 ‘강남스타일’은 아이튠스(음원차트)에서 41개국 동시 1위를 차지했고, 빌보드 차트 7주 연속 2위의 기록을, 그리고 수많은 차트에서 1위를 휩쓸었다. 17개국에서 50회 가량 공연을 했고, 또 우리나라 시청광장에 10만명을 모으는 대기록을 세웠으며, 또한 미국과 유럽에서 동시에 최고의 비디오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구글의 에릭슈미트 회장이 싸이와 밥먹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리고 엠씨헤머, 마돈나 같은 전설의 팝가수들이 싸이와 함께 공연하며 싸이의 이름을 팔기도 했다. 그리고 2012년 11월 5일에는 프랑스의 파리 에펠탑 광장에서 싸이의 초청행사가 열렸는데, 이때 라스베이가스에 있는 싸이를 위해 주최 측에서는 파리까지 전세기를 동원하기도 했다. 또 2012년 11월 10일에 로마 포폴로 광장에서는 싸이가 참가하지도 않았는데 플레시몹 행사가 열렸다. 자그마치 3만명이 <강남스타일>을 자기네들끼리 음악 틀어놓고 떼창과 떼춤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소름끼치는 광경이 연출되었다고 한다. 싸이는 그야말로 전세계 음악사상 유례없는 기록을 세우고 있었던 것이다. 한편, 지난 일요일 새벽에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칸 국제영화제에서 낭보가 날아왔다. ‘헤어질 결심’으로 박찬욱 감독이 감독상을, ‘브로커’로 주연배우 송강호가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두 개의 본상 수상은 한국 영화계에 처음 있는 일이다(연합뉴스. 김정진 기자 기사 참조). 이러한 성과는, 그동안 꾸준히 이어져 온 국내 영화계의 노력과 성과를 자양분으로 한 측면이 크다는 점과 풍부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힘에 있다고 전문가들은 주목한다. 그러한 힘이 가능했던 바탕에는 숱한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독특한 배경과 역동적인 사회 특성, 국민성(DNA), 그리고 디지털 강국이라는 강점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천 년의 역사, 근대의 일제 강점기와 군사독재, 민주화 투쟁 등 굴곡 많은 한국사회의 역사가 스토리를 풍부하게 만들어 준다고 오동진 영화평론가 등은 말한다. 박찬욱 감독은 시상식 후 "한국 관객들이 웬만한 영화에는 만족하지 못한다”며 한국 영화의 배경에는 국내 관객들의 높은 눈높이가 있었다는 견해를 밝혔다. 남우주연상을 받은 송강호는 "끊임없이 도전하고 변화하는 노력이 (한국) 문화 콘텐츠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헤어질 결심’과 ‘브로커‘의 두 수상작을 계기로 한국 감독들이나 배우들이 글로벌 시장의 주류로 편입될 것이며 동시에 외국의 감독들과 배우들의 크로스오버 역할이 앞으로 활발해지리라는 전망을 해본다. 거기에다가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한국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리즈 등의 작품 원천이 디지털 플랫폼에 기반을 둔 점을 고려하면 한국의 스토리텔링이 가진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는 평가이다. 비교적 영화 작품의 창작 과정은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 정해진 원칙이 잘 지켜지고 있는 장르 중의 하나이다. 특히 정부의 간섭은 거의 받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전통예술계도 공공기관 등의 공정성 등이 의심받지 않을 정도로 확보되어야 하리라고 본다. 그것이 한류의 지속 가능한 조건이며, 한류 발전을 위해 창의적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하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데 힘써야 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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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30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지난 회에 이어서 '강남스타일'의 분석("한류 콘텐츠를 위한 정책방향 연구" 박상진 논문 참조)을 이어 가고자 한다. 강남스타일은 20줄의 악보에 도돌이표, 1번 괄호, 2번 괄호, 달세뇨, 코다 등을 합쳐서 총 168마디를 연주한다. 악보를 유심히 살펴보면 기본장단, 변형장단, 부정8박 장단, 기본 장단보다 두배 빠른 장단 등으로 구성되어졌다. 노래를 틀어놓고 장단구음으로 부르면서 휘모리장단을 느껴보기 바란다. 다음 회에서 자세하게 악보 분석에 대한 설명을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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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29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필자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을 인솔하고 터키에서 공연을 한 적이 있는데, 야외무대의 공연을 약 3,000명 정도가 관람을 했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1부 공연을 50분 정도하고, 2부에는 우리 전통무용단이 약 50분 정도 공연을 했다. 그리고 3부에는 소녀시대와 같은 국악의 걸그룹이 국악기와 바이올린 등 서양악기가 혼합된 소위 퓨전음악을 연주했다. 그런데, 이때 사람들이 대부분 자리에서 일어나 가는 것을 보았다. 왜 가느냐고 물었더니 저런 퓨전은 우리가 더 잘하기 때문에 볼 것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리며 "한국의 전통음악 아름답고 최고다”였다. 이 상황을 통해서 나는 많은 시사점을 느꼈다. 국악 공연에서의 퓨전은 국내에서 국악을 대중화하는 데 있어서 효과적일지 모르나, 특히 서양악기와 국악기가 혼합된 공연은 세계 무대에서는 통하기 어렵다는 것이다(물론 실험적 공연은 제외하고 말이다). 반면,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대중음악의 틀 안에 국악적 요소가 들어있다. 2013년 10월 23일,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유튜브 조회수 18억뷰(현재는 44억뷰를 돌파하였지만)를 돌파했다. 지난 2013년 7월 15일이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발매된 지 1년이 되는 날이었는데, 2013년 4월 13일 발표된 '젠틀맨'도 그 때 5억6천만 건 이상이 조회되었다. 두 곡의 조회 수를 합하면 23억 건을 훌쩍 넘어서는 것이다, 사실 그 무렵 유튜브 최다 조회수 1위였던 최고의 가수가 있었다. 다 아시는 바와 같이 ‘저스틴 비버’이다. 저스틴 비버의 '베이비'가 8억뷰의 조회수를 기록했는데 8억뷰의 조회수를 기록하기까지 무려 33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3개월이 부족한 3년이 걸린 셈이다. 저스틴 비버와 비교하면 싸이는 1년 3개월 만에 달성한 것이다. 거기다가 18억뷰 이상이니까, 그야말로 경이로운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이쯤 되면, 세계적인 가수라는 표현도 좀 부족한 것 같고, 메가울트라 슈퍼스타라고 당당하게 불러도 좋을 것 같다. 또 아시아는 물론이고 미국과 유럽, 남미, 아프리카 대륙까지 '강남스타일'의 열풍이 거세게 불어 닥쳤었다. 싸이는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튜브 뮤직 어워즈’에서 3개 부문인 ‘올해(2013년)의 뮤직비디오’, ‘올해의 아티스트’, ‘유튜브 트랜드’ 후보에 이름이 오르기도 했다. 시골 아저씨같이 생긴 사람이 말이다. 2012년에는 세계적으로 싸이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미국 최고의 팝스타인 브리트니 스피어스라든가, 케이티 페리가 말춤을 배우겠다고 했다. 그리고 'CNN', '월스트리트 저널' 등 해외 언론들이 싸이와 관련한 기사를 연일 보도했다. 그러면, 예고한대로 '강남스타일'에서 ‘휘모리장단’이 어느 정도 사용되었는지 악보를 통해 살펴보기로 한다. 악보 중 장단의 구음을 따라 해 보기 바란다. "덩 따따 쿵쿵 따따”. 상세한 분석은 ‘사물광대’의 리더 신찬선 박사(음악학, 동국대 겸임교수)의 도움을 받았음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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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28문화의 의미는 홍익인간 사상 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강남스타일'을 이야기하기 전에 문화기본법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해보겠다. 2014년 정기국회에서 2013년 7월 교육문화체육관광위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한 '문화기본법' 등 9개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날 처리한 모든 법이 나름대로 의미 있는 것이었으나, 그중의 으뜸은 당연 문화기본법이다. 이 문화기본법이 최종 통과됨으로써 우리나라 문화정책 흐름 중 아주 큰 흐름을 맞이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문화는 국가 경영에 주요 영역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단지 소극적 관리와 지원의 대상일 뿐이었다. 그러다 1990년 문화부 설치를 기점으로 문화정책이 국가 경영의 주요 영역으로 진입하기 시작하였다. 특히 문화복지 개념의 탄생, 그리고 문화산업이 팽창되면서 문화정책의 영역은 대폭 확대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아직까지 문화정책의 대상은 예술 창작자에 대한 지원이거나 산업생산자에 대한 지원이었다. 그리고 문화에 대한 대상은 좁은 의미에서 예술 혹은 인접 분야에 국한되었다. 그리하여 문화의 수용자이며 당사자인 국민은 국가의 관심 영역 밖에 있었다. 그러나 문화기본법이 제정됨으로써 그 정책적 대상이 완전히 뒤바뀌게 된 것이다. 이 문화기본법은 문화에 대한 정의조차 "삶의 총체적인 양식이면서 인간의 고유한 정신적 ‧ 물질적 ‧ 지적 ‧ 정신적 산물”로 규정할 뿐만 아니라 "한 사회의 개인과 집단의 감성을 표현하는 가치, 활동이나 제도”까지로 확대 적용하고 있다. 과거 문화예술진흥법에 기록된 문화예술에 대한 정의, 즉 "문화예술이라 함은 문학, 미술, 음악..... 등을 말한다.”와 전적으로 다른 인식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문화예술의 창작자 지원이 아닌, 국민의 문화적 권리에 더 큰 방점을 두고 정책방향을 추진하게 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문화융성의 시대에 대비한 문화기본법이라고 여겨져 기대되는 바가 크다 하겠다. 한마디로 문화(文化)의 의미는 "사람답게 살게 하는 것이다”, "문화로 사람을 널리 이롭게” 하자는 홍인인간의 사상이다. 그 사상이 문화의 개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회에서 얘기했듯이 강남스타일은 국악의 ‘휘모리장단’으로 작곡되어졌다. ‘작곡되어졌다’라는 말은 작곡자가 의도하여 작곡한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작곡하여 놓고 보니 ‘휘모리장단’으로 작곡되어졌다는 뜻이다. 휘모리장단은 4/4박자의 국악 장단 중 가장 빠른 장단이다. 흔히, 4/4박자로써 빠른 템포의 음악이면 ‘휘모리장단’이라고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맞는 말일 수도 있지만, 그러나 곡목으로써의 ‘휘모리장단’을 이야기할 때는 그 곡목을 구성하는 장단 중에 ‘휘모리장단’의 기본장단과 다양한 변형장단이 곡 전체에 골고루 나타나 있어야 한다. "아버지 가방에 들어가신다.”와 같은 리듬으로 구성되어서는 안 된다. 다시 말하면, 영어의 어법과 한글의 어법은 어순이 전혀 다르다. 작곡자는 그 어순의 어법에 따라 가사에 리듬을 붙인다. 그래서 영어의 가사에 리듬을 잘못 붙이면 ‘아버지 가방에 들어가신다’의 꼴이 되는 것이다. 당연히 한글 가사에 한국 사람이 리듬을 붙이면 ‘아버지가 방에 들어가신다’로 국악의 장단이 성립되는 것이다. ‘아버지가 방에 들어가신다’는 한 장단이고, ‘아버지가’ ‘방에’ ‘들어가신다’는 한 장단 안에 구성된 각각의 리듬에 해당된다고 보면 될 것이다. 휘모리장단은 ‘휘몰아친다’라는 뜻으로 빠른 장단인데, 한마디에 4/4박자, 또는 두 마디에 2/2박자로 기보 한다. 한마디로, 리듬과 가사가 잘 조화된 음악으로서 음악어법에 부합된 음악이어야 한다. 다음 회에는 <강남스타일>에서 ‘휘모리장단’이 어느 정도 사용되었는지 악보를 통해서 살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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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27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한류를 형성하고 있는 요소는 보편성과 독창성이다.한국인의 장끼인 창의성과 끼가 한류를 창조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소위 한류의 DNA라고 하는 한국인의 문화적‧예술적 역량은 어떤 근원에서 비롯되었을까? 동양미학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논어의 내용 중 ‘화이부동(和而不同)과 위이불범(違而不犯)’에 대해 비교 설명을 함으로써 한국인의 문화적 성향을 파악해 보고자 한다. ‘화이부동’은 ‘절제의 미(美)’라고 하며 예(禮)에 해당하고 국악에서는 정악(正樂)에 해당한다. ‘위이불범’은 ‘자유의 미’라고 하며 악(樂)에 해당하고 국악에서는 민속악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화이부동’은 지나치지 않게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화합형이다. 상대를 존중하고 이해하고 양보하니 하모니가 잘 이루어진다. 그러니 메뉴얼을 만들고 잘 지킨다. 산업화 시대에 적합한 민족이라고 할까. 아마 일본이 여기에 해당되는 민족이 아닌가 생각한다. ‘위이불범’은 자신을 드러내기를 좋아한다. 지나치지 않게, 그리고 창의적이고 끼가 많다. 그러니 돌출형들이 많다. 자기 주장이 강하다. 그러니 메뉴얼보다는 순간 순간 창의성과 임기응변, 즉흥성에 능하다.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민족이라고 할까, 한국(한민족)이 여기에 해당이 되는 민족일 것이다. 여기서 ‘화이부동’은 보편성이라고 할 수 있고, ‘위이불범’은 독창성이라고 말할 수 있다. 20세기 중반까지는 세계에서 일본문화가 동양의 문화대표 격으로 행세를 하였다. 동양에는 일본문화만 존재하는 듯이 보였다. 그리고 일본 문화는 고급문화라는 등식으로 인식되었다. 한국문화는 중국과 일본에 가려져 보이지도 않았다. 오히려 한국문화는 중국문화의 아류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사실 한국은 선진 일본문화를 따라 흉내내기에 급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기까지다. 20세기 중반 이후, 거대한 ‘한류’가 형성되기 시작하였다. 우리 민족의 원조인 동이(東夷)민족이 동양문화의 원형(原型)을 창조했듯이, 실크로드를 따라 중앙아시아를 넘어 유럽에까지 우리 문화가 넘실댔듯이 새로운 한류의 실크로드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화이부동(和而不同)과 위이불범(違而不犯)' 중 한국인들에게는 이 두 가지 사상이 모두 포함된다고 볼 수 있는데 아마도 4 대 6 정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 민족은 ‘위이불범’에 가까운 민족으로서 창의적이고 끼가 많다. 일본인은 ‘위이불범’보다는 ‘화이부동’에 가까운 민족으로서 창의적이기 보다는 다른 나라의 문화를 모방하여 자기의 문화로 탈바꿈시키는데 능한, 소위 모방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일본은 관료주의가 발달하고 국가통치의 수단으로 모든 분야에 전자회로와 같은 매뉴얼을 만들어 국민들이 지킬 수 있도록 철저히 관리한다. 비상시국을 염려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일본국민 특유의 근면성으로 지금까지 잘 지켜져 왔다고 본다. 그러나 후쿠시마 원전 사고 등 일련의 비상사태를 목격한 우리는 그들의 창의적이지 못한 메뉴얼 국가 이미지를 확인하게 된다. 한국은, 드라마 ‘대장금’ 등이 일본과 중국을 거쳐 동남아에서 인기를 끌면서 "이것은 한류다”라는 용어가 중국에서 처음 등장하였다. 10여 년 전 중국 최고의 인민대회에서는 우리나라 드라마인 김수현, 전지현 주연의 ‘별에서 온 그대’를 거론하면서 중국에서는 이런 드라마를 왜 못 만드느냐고 자탄을 했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K 드라마, K 팝 등이 세계를 요동치고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해 국민들도 놀라고 정부도 한류에 대한 관심을 기울일 정도가 되었다. 그렇다면 싸이의 강남스타일과 같은 K 팝 등의 현상이 지속될 수 있을 것인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의 아픔을 겪으면서 황폐해진 환경 속에서도 우리 대중음악 문화는 꾸준히 발전하였다. 1920년대와 1930년대에 우리나라의 전통음악과 대중음악의 영향으로 정립된 엔카는, 다시 60년대 70년대를 거치면서 우리나라 트로트 음악계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전통가요의 장르로 발전하였고, 80년대 90년대 서양의 팝문화를 받아들이면서 우리 대중문화는 일렉트로닉 팝 문화의 장르까지 발전하여 왔다. 이러한 문화들을 섭렵하고 축적된 바탕에서 창의적 콘텐츠 개발의 산물이 바로 K-팝이다. 그러한 음악들이 바로 싸이의 ‘강남스타일’등이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정부의 지원금 받고 제작한 음악이 아니다. 제작해 놓고 보니까 세계 최고의 K-팝 음악이 된 것이다. 물론 글로벌 네트워크의 지원도 있었지만, 이 또한 민간 이벤트 업체의 역량 덕분이다. "하던 장난도 멍석 깔아주면 안한다”라는 한국의 속담이 있다. 예산 지원금 주면서 콘텐츠를 강요하고 간섭하게 되면 남의 작품 흉내만 내며 낭비만 초래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한국의 전통적 문화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토대와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급선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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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26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는 문화와 문명사적 테두리 안에서 정치, 경제, 사회, 그리고 문화를 들여다보며, 한류 문화가 미래를 향해 지속적으로 발전하기를 염원하는데 그 의미를 담고 있다. 지난 두 달여 동안 총 5회에 걸쳐 이야기 하고 있는 ‘한류와 4차 산업혁명’에서의 러시아는 지정학적 위치에 따른 전략적 상대국으로서의 러시아이다. 그런데 세계는 지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통해서 세계질서의 새로운 개편에 대한 촉각을 곤두세우게 되었다. 특히 한반도를 둘러싼 4강 간의 관계,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그리고 한국과 북한간의 미묘한 정세와 판세의 변화가 어떻게 나타날지 궁금해진다. 이럴 때일수록 한류 문화가 미래를 향해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창조적 ‘전략적 사고’를 통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의 발전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때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제야 황무지 같았던 문화의 텃밭에 씨앗을 뿌리고 움을 틔워서 문화의 네 기둥을 세우고 생명이 숨 쉬는 문화의 전당이 만들어지기 시작하였다.(이어령 글 참조) 한국인에게는 ‘궁즉통(窮則通)’, 즉 궁하면 통할 때가 많았다. 궁즉통은 몇 천 년간 강대국 사이에서 견뎌온 한국인의 창조력이자 돌파력이었다. 위기의식이 있어야 살길을 찾았다. 꼭 닥쳐야만 뭔가를 하였다. 그렇다 보니 최근에도 1년, 2년, 한 달 전에 계획한 결과물이 대부분 비슷한 경우가 많았다. 보통 작곡, 그리고 글쓰기도 마감이 닥쳐야만 써진다고 한다. 하지만,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이다. 다 쓴 치약을 쥐어짜듯 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창조는 천재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미리 대비하고 분석하다 보면 남이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 나온다. 한국인은 ‘위기는 기회다’를 진리처럼 삼고 위기의 고비마다 마치 위기가 닥쳐야 기회를 얻는 것처럼 늘 그렇게 극복해 왔다. ‘한국인은 위기에 강하다’는 말도 그래서 나왔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전제 자체를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생각하기에 앞서 위기를 만들지 않도록 미리 대비해야 한다. 한 명의 창조적인 사람을 따돌림 당하도록 하지 않는 것은 물론, 창조적인 세력이 많이 만들어지고 서로 네트워크를 맺고 교류를 해서 결과물을 끌어낼 수 있도록 하는 정치 ‧ 사회문화적 환경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귤이 탱자가 되는 사회’라는 말이 있다. 창조적 예술가가 싹틀 수 없는 국내의 풍토를 지적한 말이다. 그러나 한국의 예술가는 비록 국내에서 탱자 취급을 받는다 하드래도 외국에 나가면 귤이 된다고 하는데, 우리 스스로 탱자 취급을 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우리는 이미 우리나라 고유의 뛰어난 문화적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데도 말이다. 이쯤 해서 한류 중 K-POP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지난 시간에 예고한대로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어떻게 세계 최고의 K-POP이 되었는가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2013년 3월 26일에 필자가 KBS 9시 뉴스에 보도되었다. 그 당시 K-Pop으로 세계인들을 들썩이게 했던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국악 장단 중 ‘휘모리장단’으로 작곡되어진 곡이다”라고 주장했더니 뉴스에 보도가 된 것이다. 필자와 KBS와의 인터뷰 내용은, 강남스타일을 작곡한 싸이는 애초에 강남스타일을 작곡할 때 ‘휘모리 장단’을 염두에 두고 작곡한 것은 아니다. 작곡해 놓고 보니까, ‘휘모리장단’이 된 것이다. 아마, 작곡자 본인은 아직도 강남스타일이 국악 장단 중 ‘휘모리 장단’인지 모를 것이다 라는 내용이었다.(박상진의 논문 "한류콘텐츠를 위한 정책방향 연구" 참조) 그 후에 싸이도 필자가 출연한 국악방송의 한류 관련 프로그램을 통해서 강남스타일이 휘모리장단으로 작곡되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국악인들도 관심을 두지 않으면 지나치기 쉽다. 한국인(한민족)들에게는 고유의 전통 문화적 DNA를 갖고 있기 때문에 강남스타일의 경우도 전통을 바탕으로 한 곡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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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20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얼마 전 자동차 전용 도로를 운전하며 가는데 "길어깨 없음”이라는 표지판을 보고 어리둥절했다. ‘길어깨’?, 약 20여 년 전에 노견(路肩)을 우리말로 바로 쓴다고 ‘길어깨’로 잠깐 사용하다가 ‘갓길’로 개정하여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느닷없이 ‘길어깨’라는 용어가 등장한 것이다. 이미 도로교통법이 1991년에 개정돼서 시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마도 도로 공사에서 설치한 표지판일 텐데 아직도 20여 년 전 용어를 사용하다니, 오래전부터 사용하던 것을 감각 없이 그대로 사용하는 것인지 의아할 따름이다. 길어깨(노견)라는 말은 영어의 ‘Road Shoulder’를 일본에서 영문자 그대로 ‘노견’으로 직역한 일본말을 다시 우리말로 그대로 바꾼 것이다. 만약 한자 단어 ‘노견’을 그대로 한글로 표기하여 계속 사용했다면 아마도 ‘길거리를 방황하는 개’의 뜻으로 읽혔을 것이다. 그래서 노견을 노변(路邊)의 개념으로써 갓길이라고 개정한 것이다. 갓길은 큰 도로 옆의 가장자리 길을 말하는 것으로서 우리나라 토착어이다.(이어령 글 참조) 한자나 영어 같은 외래어들은 구두 신고 발을 긁는 것과 같다. 상처 위에 생긴 딱정이가 떨어지면 여린 새살이 난다. 한자와 외래어들은 한국인의 마음에 난 상처를 덮은 딱지 같은 것이다. 그 딱지가 떨어지면 새로 나온 새살의 감촉과 신경줄 같은 토착어가 살아난다. 이렇게 같은 뜻의 센서티브한 토속 문화가 있다. 좋은 말을 자꾸 쓰면 굳은살이 박힌다. 일상어는 발뒤꿈치처럼 굳은살이 박힌 언어이다. 창조력의 씨앗은 당연히 지극히 이 토착어 또는 토속문화 속에 녹아들어 있다. 그것을 우리는 풍토(風土)라고 부르는데, 우리가 발을 딛고 사는 토(土) 즉 ‘흙’은 고정불변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바람(풍)’은 한순간도 머물지 않는 변화의 상징이다. 일본인이 아무리 약탈을 해가도 흙은 약탈할 수 없었다. 땅속에는 우리 선조들의 혼이 묻혀 있다. 그러나 바람은 끊임없이 변한다. 동쪽에서도 불고 서쪽에서도 불어온다. 서양에서 그리고 일본과 중국에서도 불어 들어온다. 결국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우리의 운명이 있고, 과거와 오늘이 있고 또한, 미래가 있는 것이다. 토착어를 우리는 보통 모국어라고 부른다, 그러나 토착어는 모국어보다도 더 원천적인 언어라고 할 수 있다. 이어령 선생에 의하면, "토착어란 세 살 때 어머니의 품에서 옹알이를 할 때부터 몸에 익힌 모국어이다. 내 인생의 첫 책은 어머니의 모습이고, 어머니의 말, 어머니가 읽어주셨던 그 많은 모음과 자음에서 상상력을 길렀다”라고 말한다. 한마디로 모국어로 생각하는 것이 왜 창조력과 영감의 원천인지를 설명하는 대목이다. 한국의 미(美)를 말할 때 ‘여백(餘白)의 미’라고 한다. 여백의 미란, 종이 전체에서 그림이나 글씨 따위의 내용이 없이 비어 있는 부분을 말한다. 한국화 중 ‘산수화, ’풍속화‘ 등에서 주로 나타나 있다. 한국음악 중 국악도 ’여백의 미‘를 표현한 예술이라고 할 수 있는데, 서양음악은 화성 음악으로써 음악을 꽉 채운 듯이 느껴지지만, 국악은 선율음악으로써 서양음악에 비교해서 웅장함이 덜 느껴지면서 서양음악에 비해서 단출함도 느껴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 여백 속에는 무엇이 있는지는 보고 느끼는 사람의 상상에 맡기는 거다. 그 여백 안에 무엇을 넣든 그건 각자의 자유다. 그 여백은 상상하는 이를 끌어들이는 힘으로 작용한다. 정확하게 여백이 없이는 상상하는 이를 끌어들이는 힘을 갖지 못한다. 그 여백은 한국 음식도 그렇다. 한국 음식 하나하나는 완성품이 아니다. 밥은 싱겁고 반찬은 짜다. 싱거운 밥이 맵고 짠 김치와 입속에서 어우러질 때 진정한 맛이 난다. 먹는 사람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 한국 음식이다. ‘흙’은 고정불변의 상징이라면, ‘바람’은 한순간도 머물지 않는 변화의 상징이다. 그 흙 속에서 5000년보다 훨씬 많은 세월의 굴곡의 역사를 딛고 아름답고 귀중한 우리의 토속문화 즉, 전통문화가 피어난 것이다. 그 흙의 역사 속에서 피어난 전통문화 속에는 우리 선조들의 혼이 서려 있다. 우리 선조들의 눈물과 피와 땀이 있다. 일제 강점기가 말살하려 했던 그 전통문화는 은근과 끈기의 엄청난 창조적 힘으로써 그 모진 ‘바람’을 받아치고 극복하고 끌어안으면서 오늘의 ‘한류(韓流)’를 만들어낸 것이다. ‘한류’는 한국문화가 세계적으로 소비되고 있는 현상을 말한다. 한류의 열풍은 중국뿐만 아니라 일본과 동남아시아, 그리고 세계로 확산되었다. 또한 TV 드라마, 대중가요, 영화 등 대중문화뿐만 아니라, 가전제품, 김치, 고추장, 라면 등에 이르기까지 포괄적인 모든 현상까지도 한류라고 부르기에 이르렀다. 그중에 특히 K-POP의 역할이 독보적이다. "싸이 때문에 세계가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싸이는 한국의 영웅이다.”라고 2012년 한국을 방문한 에릭 슈밋 구글 회장은 말하였다. 2012년도에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발표하면서 불기 시작한 싸이 열풍은 2013년도에 UN 미래포럼(the Millennium Project)에서 ‘싸이 현상’으로 명명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싸이 현상’을 미래학자들은 대표적인 ‘미래 현상’이라고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21회”부터는 싸이의 이야기, 소녀시대 이야기, 방탄소년단의 이야기 등, 이들이 어떻게 세계 최고의 K-POP 한류 가수가 되었는지 그 원인을 분석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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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차 K팝 영국팬 감격의 눈물…"이젠 한국 모르는 사람 없어""10년 전 K팝 아카데미에 처음 참여할 때만 해도 한국 문화를 함께 좋아하는 친구를 찾기 어려웠어요. 이제는 BTS(방탄소년단) 등으로 한국 문화를 모르는 사람을 찾기가 더 어려워졌네요"지난 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K팝 아카데미 10주년 졸업생 재회의 날 행사'에 참석한 루비 제임스 씨는 감격스럽다며 눈물을 보였다.제임스 씨는 주영 한국문화원이 2012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K팝 아카데미의 1기 졸업생이다. 지난 10년간 K팝 역사를 지켜본 산증인이자 한결같은 마음으로 한류를 응원한 골수팬이다. K팝 아카데미가 처음 출범한 2012년은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등으로 영국에서 K팝에 대한 인지도가 막 높아지던 시점이다. 이 프로그램은 K팝으로 시작된 현지 팬들의 관심을 한국 문화 전반으로 확대하기 위해 시작됐다.지난 10년간 꾸준히 매해 2차례 30명씩 수강생들이 K팝 아카데미에 참가했다. 그 결과 올해까지 총 20기, 600명의 현지인 '한류 전도사'가 탄생했다.수강생들은 10주간 체험 형식의 수업을 통해 K팝뿐만 아니라 한복, 태권도, 한국 영화, 음식 등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해 배운다. 이날 재회의 날 행사는 코로나19로 인해 150명으로 정원이 제한됐는데 참가자의 20%가 10년 전 인연을 맺은 1기 졸업생이었다.졸업생들은 이처럼 한국에 대한 애정을 이어가며 한국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영국 내 한류 확산 주역으로 활동하고 있다.한국에 대한 학업을 시작하거나 한국에 취직하는가하면 '마이웨이브 컬렉티브'라는 한류 동아리를 만들어 온라인 한류축제 '한류콘'을 개최하기도 했다.수강생인 닐자 아니발은 "K팝 아카데미가 한국 문화를 배우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며 "영국 전역 한류 애호가들을 이어오는 데 중요한 역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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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중문화 세계 석권, 인고의 과정 거쳐 가능했다" NYT한국의 영화와 TV드라마, 아이돌 그룹이 세계를 제패하기까지 한국의 감독들과 제작자들이 미국 할리우드 등 전세계 엔터테인먼트 허브를 장기간 연구하고 한국적 감각을 덧입히는 인고의 시간을 거쳤다고 미국의 뉴욕타임스(NYT)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그 결과 넷플릭스처럼 공간적 장애가 없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한국은 서방 문화의 소비자에서 대중문화 거인 및 주요 문화 수출국이 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NYT는 최근 몇 년 사이 한국 영화 "기생충"이 외국어 영화로는 최초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으면서 전세계를 놀라게 했으며 전세계의 최고의 밴드는 아니더라도 분명 최고의 밴드들 중 하나가 된 BTS도 있다고 소개했다.또 넷플릭스는 최근 몇 년 사이 80편에 달하는 한국 영화와 TV드라마를 소개했으며 이는 2016년 넷플릭스가 처음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할 당시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라면서 지난 2일 현재 넷플릭스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10개의 TV드라마 가운데 3편이 한국 드라마라고 NYT는 전했다.넷플릭스의 히트작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 "사랑의 불시착" "스위트 홈"의 장영우 공동제작자 겸 공동감독은 이들 드라마를 만들면서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그저 최대한 재미있게 만들려 애썼을 뿐이다. 우리가 만들어 온 감정 경험을 먼저 이해하고 지지한 건 전세계"라고 밝혔다.드라마 '불가살: 죽지 않는 영혼'을 제작중인 서지원씨는 자기 세대가 미국의 TV 드라마 '600만달러의 사나이' '마이애미 바이스' 등을 보면서 "기본"을 배우고 한국적 색채를 가미하는 실험을 해왔다면서 그 덕분에 "넷플릭스와 같은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가 TV드라마 배포에 혁명을 일으킬 때에 맞춰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한국의 문화산업 비중은 반도체같은 핵심 산업에 비하면 아직 규모가 작지만 한국에 측정하기 힘들 정도의 영향력을 부여했다. 지난 9월 옥스폭드 사전은 "한류(hallyu)"와 같은 한국에서 기원한 26개 단어를 사전에 올렸다. 북한은 K팝을 "해로운 암덩어리"라고 비판하고 중국은 K팝 그룹 10여팀의 팬계정을 "불건전한" 행위를 이유로 소셜미디어에서 삭제했다.한국이 문화적 실세로 자신의 체급보다 훨씬 강력한 펀치를 날리는 능력은 중국의 국가주도 캠페인과 대조적이다. 한국 예술가들을 검열하던 당국자들은 엉성했던 반면 정치인들은 대중예술인을 군입대를 유예하는 법안을 만드는 등 대중문화를 장려했다. 이달 들어 당국은 넷플릭스가 서울 올림픽공원에 거대한 "오징어 게임"동상을 설치하는 것을 허가했다.이같은 폭발적 성장은 하룻밤새 이뤄진 것이 아니다. "오징어 게임"이 넷플릭스 최고 인기 드라마가 되거나 BTS가 유엔에서 공연하기 오래전부터 '겨울 이야기'와 같은 드라마와 빅뱅이나 소녀시대와 같은 밴드가 아시아 시장을 넘어 세계시장으로 진출했었다. 그러나 그들은 전세계를 석권하지는 못했고 사이의 '강남스타일'만이 예외였다.한국 최대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사의 김영규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스토리를 즐기고 재미있는 스토리가 많다. 그렇지만 국내 시장은 너무 좁고 경쟁이 치열하다. 세계로 나가야하는 이유"라고 말했다.이같은 노력이 처음 결실을 맺은 건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으로 전세계 관중의 주목을 끌면서부터다. 그 이전에도 한국에서는 비슷한 수준의 영화가 여러편 만들어졌다.강남대학교 강규정 교수는 "넷플릭스나 유튜브와 같은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사람들이 온라인으로 엔터테인먼트를 즐기게 되면서 한국을 알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넷플릭스 이전에는 소수의 전국방송사들이 한국의 TV산업을 좌우했지만 스트리밍 서비스와 스튜디오드래곤 같은 독립 스튜디오에 밀려났으며 이를 통해 국제시장을 노리는데 필수적인 재정적, 예술적 자유가 가능해졌다.한국은 영상매체 콘텐트에 대해 폭력성이나 심한 노출을 규제하지만 넷플릭스 드라마는 한국 TV방송에 등장하는 드라마보다 훨씬 덜 통제된다. 제작자들은 또 한국의 엄격한 검열관련 법령 때문에 더 상상력을 많이 발휘해야 했고 이를 통해 호소력 있는 배역과 각본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말한다.영상은 종종 "신파"조가 되는 경우가 있고 주인공들은 약점이 많은 경우가 보통이지만 일반인들은 가능하지 않은 상황설정에 매료되며 사랑, 가족, 타인에 대한 배려 등의 가치에 감동을 받는다. 감독들과 제작자들은 모든 배역들이 "사람 냄새"가 나도록 하기 위해 애를 쓴다고 말한다.한국이 전쟁과 독재, 민주화, 빠른 경제성장을 거치는 과정에서 예술인들은 사람들이 보고 듣길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었고 특히 사회적 변화와 관련된 것들이 소구력이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대부분의 히트작들은 소득 불평등이 만들어낸 절망, 계층 갈등과 같은 일반인들의 삶을 다룬 것들이다.'오징어 게임' 황동혁 감독의 2011년 데뷔작 영화 '도가니'는 실제 청각장애인 학교에서 벌어진 성학대사건을 다룬 것이다. 이 영화가 촉발한 사회적 분노가 정부가 전국의 장애인 학교에서 성학대 기록이 있는 교사들을 찾아내도록 만들었다.K팝 가수들이 정치적 발언을 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그들의 음악은 한국적 특성인 저항 문화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 2016년 이화여대 학생들의 교내시위가 전국적 소요로 확산하면서 시위대는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를 불렀다. GOD의 '촛불 하나'는 박근혜 정부를 축출한 "촛불 혁명"의 비공식 주제가였다.한국의 청년 문화에 대한 책을 펴낸 작가 임명묵씨는 "한국 콘텐트의 큰 특징 가운데 하나가 전투성"이라면서 "계층상승이 좌절된 사람들의 희망, 분노, 대중활동의 배경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팬데믹 때문에 겪는 엄청난 불안을 집에서 소화해내야 하는 많은 사람들이 전에 없이 이런 주제를 잘 받아 들이고 있다.'K팝 아이돌들(K-pop Idols)'의 공동저자인 경일대학교 이학준 교수는 "한국 창작자들은 해외에서 인기있는 것들을 모방해 자기 것으로 만들어 더 재미있고 좋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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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2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한류(韓流)는 한국문화가 세계적으로 소비되고 있는 현상을 말한다.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1993년 한국 TV드라마 <질투>를 시작으로 1997년 <사랑이 뭐 길래>가 중국에 수출되어 방영된다. 이때 인기를 얻게 되면서 ‘한류’라는 용어가 등장했다. 2003년에는 일본에서 TV드라마 <겨울연가>가 흥행했고 2000년대 중반부터는 빅뱅, 소녀시대 등 아이돌 그룹(걸그룹&보이그룹)을 중심으로 음악도 확산된다. 한국의 대중문화는 아시아를 중심으로 시작해 중남미와 중동 등 세계무대까지 이어나갔다. 드라마와 음악을 기반으로 여러 영역에서 한국의 문화산업도 급속하게 성장하게 된다.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으면서 음식, 문학, 관광, 가전제품, 한국어 배우기 등 넓게 확대 되었는데, 이러한 모든 현상까지 포괄하여 한류라고 부르게 되었다. 그 중에 특히 K-Pop의 역할은 독보적이다. K-Pop(Korean Pop 또는 Korean Popular Music)이란 한국의 대중가요를 말한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K-Pop에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있다. 2012년에 발표한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싸이 열풍이 불기 시작했고, 2013년에 UN 미래포럼(the Millennium Project)에서 ‘싸이현상’으로 명명되었다. ‘싸이현상’을 미래학자들은 대표적인 ‘미래현상’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2012년 한국을 방문한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싸이 때문에 세계가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싸이는 한국의 영웅이다.”라고 말했다. 2015년에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유튜브 조회수 25억뷰(용량 확장으로 후에 40억뷰를 넘었음)를 넘었다고 한다. 2013년 11월 3일 뉴욕에서 개최된 제1회 유튜브 뮤직 어워드 시상식에서는 소녀시대의 <I Got A Boy>가 ‘제1회 뮤직비디오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당시 레이디 가가, 저스틴 비버와 같은 탑 가수 들을 제치고 아시아 가수로는 최초였다. 이 뿐만이 아니다. 방탄소년단(BTS)은 K-Pop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 아시아를 넘어 미국시장까지 장악하며 K-Pop의 위용을 높여 놓았다. 21세기 비틀즈라고 불리며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3년 연속 수상, 빌보드 핫100 1위, K-Pop 최초로 그래미 어워드 후보에 오른 최초이자 유일한 대한민국의 음악 그룹이다. 대한민국 역대 최다 음반 판매량 기록과 19개의 기네스 세계 기록, 대한민국 정부 화관문화훈장 최연소 수여자 등 또 하나의 신화를 기록하며 전설이 되고 있다. 그야말로 세계 속에 우뚝 선 독보적인 K-Pop이다. 걸어 다니는 대기업이라고도 불리며 우리나라 경제적 효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BTS의 성공요인은 자체적인 콘텐츠를 만들어 팬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했다. 진정성을 담은 음악으로 같은 세대들과의 공감, 칼군무,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스스로 활로를 개척해 영향력을 넓혔다. 펜클럽인 ‘아미’도 든든한 지원군이다. BTS의 행보는 한국 대중음악 역사 페이지에 아직도 진행 중이다. 끝나지 않은 K-Pop의 저력과 함께 대한민국에 새로운 바람이 불어왔다. 바로 트로트이다. 지난달 ‘우먼 센스(Woman Sense)’의 3040세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내용이다. ‘트로트는 심금을 울리는 우리 가요의 대표 장르다’(30%), ‘스트레스 풀리는 신나는 노래다’(24%). ‘열풍에 휩쓸려 들어봤는데 의외로 좋다’(19%) 라는 반응이 나왔다. 모 TV프로그램에서 시작 된 트로트는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며 어른아이 할 것 없이 트로트의 매력에 빠져들게 했다. 트로트와 관련된 프로그램도 많아졌다. 트로트는 진화를 거듭하며 할아버지, 할머니만 부르는 뽕짝이 아니라 어떤 장르보다도 세련된 ‘2021 트로트’가 되었다. 코로나가 가져온 암울한 상황에서 트로트는 힘과 위로가 되어 주었다. 유튜브에는 외국인들이 만드는 트로트 콘텐츠가 줄을 잇고 있고, 이제는 성별과 세대를 막론하고 누구나 즐기고 있다. 우리 속에 더 가까워진 트로트. 그렇다면 트로트는 언제 생겨났는가. 다음 회에서는 트로트가 한류 K-Pop의 시초라고 볼 수 있는 역사 한 페이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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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기획연재 ‘박상진의 한류이야기’ 집필 확정박상진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가 본지의 새로운 기획 코너 ‘박상진의 한류이야기’ 집필을 맡으며 편집부 초청에 의해 방문했다. 박 교수는 현재 국악계 전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북5도청 무형문화재위원, 한국예술문화콘텐츠연구원 원장, 한국동양예술학회 전 회장, 동국국악예술단 단장 겸 상임지휘자 등 이론과 실무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특히 박 교수는 2013년 논문 '일본 엔카와 한국의 트로트 비교연구'를 발표하여 "국악·트로트, 일본 엔카가 베꼈다”라는 언론의 반응으로 화제를 낳았다. 이어 2014년에는 논문 '한류 콘텐츠를 위한 정책방향 연구'을 발표하여 "싸이의 글로벌 히트곡 ‘강남스타일’의 뿌리는 국악이라는 증거 논문으로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같은 박 교수의 역량을 본지 독자들과 함께 하고자 제안하여 연재물 집필에 확답을 받은 것이다. 박교수는 "두 편의 논문에는 우리 국악과 대중가요, 특히 한일음악교류사에 논쟁적인 이야기가 담겨있다. 이를 국악인 독자들과 차근히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으니,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고 수락을 했다. 이 번 기획은 정문교 前신나라 사장의 자문에 의한 것이다. <박상진의 한류이야기>는 4월부터 시작된다. 독자들의 많은 관심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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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국악 30년 정성자교수의 어린이국악교육지도사 3급 단기자격과정※ 정통 유아국악 30년 선구자 정성자교수의 제 16회 작품 강습회 ※ ◆ 일 시 - 1차(30명) 8월 17일 (1시~5시 30분) 2차(30명) 8월 24일 (1시~5시 30분) 1, 2차 중 하루 선택(인원제한) ◈ 자격과정 연계가능 ◆ 강습회비 - ₩130,000원 (7월 10일부터 계좌이체) *입금순서대로 인원수 제한합니다. 입금 후에는 환불이 되지 않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입 금 - 국민은행 209-21-1269-814 (정성자) ◆ 모집기간 - 7월 1일 ~ 8월 10일 ◆ 대 상 - 유치원, 어린이집교사 및 원장, 초등교사, 국악강사, 일반인, 재학생 등 ◆ 장 소 - 이화여자대학교 평생교육원 401호 실습실 ◆ 작품내용 - 발표회작품 *장구놀이, 상모리본놀이-소고, 리본작품, 동요, 민요 활용방법 북난타-중 1곡 ◆ 문 의 - ☎031)394-4461, 010-5319-9718 ◆ 홈페이지 - http://www.ikukak.or.kr ~~~~~~~~~~~~~~~~~~~~~~~~~~~~~~~~~~~~~~~~~~~~~~~~~~~~~~~~~~~~~~~~~~~~~~~~~~~~~ ※ “유아국악 30년 정성자교수” 의 어린이국악교육지도사 3급 단기자격과정 ※ ◆ 일 시 - 월요반(2013년 7월 1일 ~ 8월 26일), 저녁 6시~7시 30분 토요반(2013년 7월 6일 ~ 8월 31일), 오후 2시~3시 30분 * 9주 과정 ◆ 강 사 - 정성자 교수 ◆ 회원회비 - ₩350,000원 (검정비 별도) 국민은행 209-21-1269-814 정성자(협회) ◆ 수업내용 - 장구합주, 장구놀이, 전래놀이, 동요율동, 기악합주, 소고놀이, 난타 등 ◆ 장 소 - 협회 -경기도 군포시 산본로 339, 713호 (지하철 4호선 산본역하차 후 도보 3분, 수원역에서 20분) ◆ 전화접수 - ☎031) 394-4461, 010-5319-9718 *5월 27일부터 접수 ◆ 홈페이지 - http://www.ikukak.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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